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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부] 해리포터 AU

콤타 2018. 4. 7. 01:23

[솔부] 해리포터 AU

W. 콤타 (@comtar34)



 

 

 

 

   포근하게 감싸는 감각까진 아니었지만 뭐, 이 정도 쿠션감이면 괜찮았다. 좀 오래된 방석인지 퀴퀴한 향이 올라오긴 했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누군가 창문을 열어 앞머리가 눈을 찌르게 하지도 않았고 제 흥에 들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 이 정도면 양반이지. 처음치고 순조로운 항해에 승관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편히 몸을 뉘었다.

   어차피 사람도 없겠다 좀 누워서 가볼까 고민하는 순간, 망토 끝은 기다렸다는 듯 땅바닥과 조우했다. 애들은 쑥쑥 크니까 무조건 크게 맞춰야한다는 부모님의 잔소리만 아니었어도 이 거치적거리는 천 조각을 끌고 다닐 필요는 없었는데. 소매를 세 번이나 접어 올려도 금방 풀려버리는 탓에 그냥 실핀으로 고정해버린 상태였다. 이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 앞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에 승관은 짜증이 앞섰지만, 남들도 다 하는 일에 저만 불평할 순 없다. 이 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특유의 고풍이자 허영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흘려 넘겼다.

   살짝 끌리는 망토, 신발의 앞코까지 덮을 바지, 혹시 몰라 챙겨온 뿔테 안경과 품 안에 고이 넣어 둔 기다란 막대. 트렁크 안에 안전히 들어가 있을 빨갛고 노란 목도리까지 떠올리니 긴 시간 눌러두었던 두근거림이 뻐끔 입술을 내밀었다.

   창밖으로 스쳐가는 나무들은 저를 네 번 정도 쌓아도 모자라 보였다. 저 크기까지 키우려면 대체 무슨 비료를 줘야 하는 거지? 뚱뚱한 고목나무와 달콤한 사탕 향이 아른 거리는 기차 안에서 부모님이 써주신 사랑어린 편지를 다시 열었다. 승관아, 어디서든 널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렴.  뒤늦게나마 치솟은 효심과 미지에 대한 긴장감은 강한 보강효과를 일으켰다. 나도 사랑해요. 닭똥 같은 눈물 대신 마무리된 종이 밑으로 짧게 입맞춤을 남겼다.

   자그마한 분홍 봉투를 주머니에 넣자 까끌까끌한 종이 하나가 손끝에 와 닿았다. 너도 여기 있었지, 미안. 한 손에 들어오기엔 좀 버거운, 두툼한 종이봉투를 들어 올리자 자신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승관은 다시금 실감했다. 빨간 지붕과 야트막한 담이 인상적인, 작은 집의 소년에게. 한국에선 볼 수 없던 거친 질감과 다 바래 누러진 종이. 이것이 양피지란 걸 처음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자신이 왜 이 봉투를 받았고, 안에 담긴 세 장의 종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은 뒤였다. 아직도 봉투 뜯었던 때가 생생한데 말이지, 시간 참 빨라? 노인네 같은 말투를 해도 비난받지 않을 공간에 숨어 조용히 낄낄거렸다.

   이미 뜯긴 실링을 한 번 톡 쳐주고, 담겨있는 내용물을 꺼냈다. 필기체로 난잡하게 적혀있어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분명 첫 구절은 승관의 인생을 뒤바꿔줄 완벽한 파급력을 지닌 문장이었다. 사실 승관은 지금도, 이 대사를 읽을 때마다 손이 조금 떨렸다. 잉크 향에 목마른 사람처럼 그 끔찍한 육 월의 여름을 이와 함께 보냈으니 더 더욱 애틋할 수밖에.

 

 

 

  호그와트로부터.

 

 

 

   손목시계는 차본 적도 없고 갖고 있지도 않았으니 지금이 몇 시쯤인지, 대충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배가 출출해지는 거 보면 11시는 넘은 것 같은데. 김치향 가득한 도시락을 가져왔다간 도착하기도 전에 쫓겨날 게 뻔 하다고, 저의 성화에 엄마가 마지못해 들고 돌아가신 찬합이 불쑥 떠올랐다. 욕을 한 바가지 처먹더라도 거기서 밑바닥을 보고 올 걸. 배고픔을 인식한 순간 배고픔이 더해지는 머피의 법칙 아래서, 창밖을 안주삼아 손가락만 쭉쭉 빨았다. 밖이 아까보단 왁자지껄한 거 보니 학생들이 슬슬 밥 먹으러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뭐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옆에 붙어서 뺏어먹지, 대륙과 대륙을 넘어온 생 초짜에게는 사치스러운 상상이었다. 아, 배고파.

 

  똑똑

 

   꾸르륵 거리는 소리를 숨기는데 문 밖의 노크소리만 한 게 없다. 미친, 소리 좀 컸는데 밖까지 들린 건 아니겠지? 가오에 죽고 가오에 사는 승관은 당황함과 ‘잠시만요!’를 연신 남발하며 국경을 뛰어넘는 훌륭한 감정표현을 선보였다. 앞치마를 두르고 있던 작고 똥똥한 그녀는 해사하게 웃으며 손으로 오케이를 그렸다. 승관이 무슨 말을 하는 줄 알고 그렇게 반응해 준 건지는 모르지만, 손바닥을 내미는 게 만국공통의 제스처라면 그녀의 행동도 꽤나 있을법한 일이었다.

   승관이 엉거주춤 일어나 문을 열자 여자는 카트 가득 담긴 과자들을 가리키며 먹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어, 잠시만요. 돈을 어디다 넣어뒀는데. 생전 처음 보는 화려한 색의 콩 젤리들과 개굴개굴, 어디서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초콜렛. 길게 선 빳빳한 종이 박스 안에선 정체 모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거... 먹어도 죽는 건 아니겠지? 호기심 반 배고픔 반으로 돈을 찾긴 한다만 저걸 먹어도 식중독으로 급사할 위험은 없을지, 삼 수 앞을 내다보라는 선조의 지시를 승관은 타국에서도 열심히 따르고 있었다.

   깨끗이 정돈해 놓은 망토와 바지 밑을 뒤적였지만 꽁꽁 숨겨둔 벨벳 주머니가 닿지 않았다. 어래, 어디 갔지? 헐..?! 당황한 표정으로 트렁크 바닥을 쓸어내자 여자는 천천히 하라는 시늉을 하며 은화를 들고 온 옆 사람에게 먼저 과자를 건넸다. 자신 때문에 기다리는 것도 미안한데 돈까지 사라진 상황이니 이거, 승관은 첫 날부터 재수 똥이 다 옮아붙었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먼저 가시고 돈을 찾으면 나중에 사겠다고, 어줍지 않은 영어로 상황을 설명하자 그녀는 알았다며 인자한 미소를 건넸다. 친히 문까지 닫아주고 나간 그녀에게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온 동네 먼지가 다 떠오르게끔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상금이라고 나름 챙겨온 거였는데. 비오는 날에 우산을 두고 나가고, 숙제 검사 날에 다 적은 노트를 두고 오는 멍청한 습관은 주인이 어딜 가던 한 평생 따라다닐 건가 보다. 아, 진짜 배고프다고.

 

  “거지새끼 하나가 또 기어들어왔네.”

 

   시무룩한 얼굴로 창밖만 쳐다보는데 어디서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방음이 구려도 남 욕하는 것까지 다 들어야하다니, 세상 좁다지만 이건 좀 아니다. 승관이 미간을 팍 찌푸리며 속으로 꿍얼거리자 히스테릭한 웃음소리는 더 높고 가늘게 이어졌다. 왜 저렇게 미친 사람처럼 웃는 거지, 그것도 남들 다 있는 공공장소 안에서? 죽어도 남에게 민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 승관의 성격상 저리 저급한 욕을 쓰는 것도, 다수가 무리를 이뤄 누군가를 조롱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평소라면 빗발치는 정의감에 못 이겨 한마디 던져주고도 남았겠지만 함부로 나서기엔 승관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한정적이었고, 개별 칸으로 분리된 이곳에서 일일이 그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다. 하, 그냥 놔두자. 알아서 조용해지겠지.

   창과 소파의 사이에 기대 잠을 청할 준비를 하는데 웃음소리는 이제 문을 넘어 객실 안까지 들이닥쳤다. 뭐야? 뭐야?!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 승관에게 소음의 원흉들은 손가락질까지 하며 그를 조롱하려 들었다. 나.. 나한테 하는 말이야, 지금? 벙 찐 승관에게 상스러운 욕을 던지는 초록 깃의 무리들이 객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아무리 잡종이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이젠 노랭이까지 받겠다 이건가?”

 “노망난 덤블도어. 마법부가 제대로 한 번 뒤집혀야 정신을 차릴 텐데.”

 “저 봐, 우리가 뭔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인데?”

 

   가만히 지켜만 보는 승관이 만만했는지 남의 어깨까지 툭툭 밀치며 그를 비웃었다. 아무리 승관이 영어에 미숙해도 자신을 욕하는 대사 정도는 구별할 수 있었다. 그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짓을 하는지, 그들은 설명해줄 생각도 없어보였고 그저 모욕감에 가득 찬 승관의 얼굴을 구경하기 바빴다. 뭐라 한 마디 내뱉고 싶었지만 떠오르는 게 하나같이 조국에서만 통할 순도 백 프로의 비속어뿐이어서, 승관은 분노만 울컥울컥 삼켜냈다. 여기는 비상벨 같은 것도 없어? 학생들이 집단 불링을 하는데?! 어디서 뭘 하다 왔는지 등치가 성인만 해가지고는, 승관이 아무리 이빨을 으르렁 거려도 저들에겐 미숙한 발톱으로 으르렁 거리는 족제비 수준이었다.

 

  “이봐, 잡종 냄새 풍기지 말고 기차 밖으로 뛰어드는 게 어때? 너무 역겹거든 지금.”

  “영국신사 같은 말투였어, 루드.”

 

   당황해서 트렁크만 꼭 쥐고 있는 승관에게 그들은 잡종의 역겨움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잡종이 뭐고, 덤블도어는 대체 뭔지. 그저 배우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다짐했던 머리와 달리 자신을 조롱하는 이들 앞에 승관은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역겨우면 나가라고 새끼야, 여기서 빌빌거리지 말고. 이빨을 부득부득 갈고 있는 승관에게 그들은 지팡이를 꺼내들며 위협했다.

 

  “야 잡종. 너 이게 뭔지는 알아? 이걸 어디다 쓰는지 알고 여기 들어온 거야?”

  “무례하잖아, 토드. 잡종이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 신사적으로 굴라고.”

 

   그는 고동색의 연마된 지팡이를 지휘봉처럼 승관의 머리 위로 휘둘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스파크가 살짝 씩 튀기는 지팡이를 보며, 승관은 입학 첫 날에 비명횡사할지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안 돼, 난 아직 젊고 어린데! 일단 이 객실 밖으로 튀어나가야 도와달라고 말을 할 텐데, 꼴에 학생이라고 선생님이 잡으러 올 것은 무서웠는지 그들 중 제일 덩치가 큰 두 놈이 문 앞에 버텨 서있었다. 아, 꺼지라고 좀!

 

  “야, 노랭이. 영어가 뭔 지는 알아? 지금 우리가 무슨 말 하는지 아ㄹ-”

  “잘 알겠으니까 적당히 하지 그래”

 

   승관의 고막을 터뜨릴 것처럼 요란스레 혀를 굴리던 녀석이 한순간 입을 다물었다. 피씨방에서 삥땅치다 걸린 그 시절의 승관까진 아니어도,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는 게 꼭 정지버튼에 눌린 사람 같았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입술이 굳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객실 안의 모든 이들은 일순간에 말문이 닫혔다. 조용하니 얼마나 좋고 평화롭냐, 이 개새끼야. 승관이 죽일듯한 레이저빔을 쏘아 올리는데 금발의 소년은 그것보단 자신의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대화는 얼굴보고 하는 거 아닌가? 들을수록 차갑게 느껴지는 건조한 목소리에 금발은 우물쭈물하며 고개를 돌렸다. 미, 미안. 작게 속삭이는 그의 말소리는 도전할 수 없는 권위를 향해 주저 없이 등을 내보였다.

 

  “까부는 것도 정도껏 해. 근본도 없는 새끼 주제에”

  “미, 미안해. 그냥- 어, 내가 좀 실수를...”

  “빨아 쓸 수도 없는 잠종새끼가, 감히 혈통을 들먹이다니.”

  “...”

  “꺼져 내 앞에서.”

 

   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다 거짓말인 것처럼 잽싸게 객실 밖으로 도망쳤다. 망토 자락이 뒤엉킬 만큼 정신없게 우왕좌왕하면서도 가만히 서있는 그 목소리에게는 부딪히지 않으려 애를 썼다. 가득 찼던 공간이 한 순간에 허해지고, 어깨에 잔뜩 힘을 싣고 있던 승관은 콕콕 결려오는 느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끝난 건가? 꽉 쥐고 있던 트렁크 손잡이를 놓자 빨갛게 자국이 남은 손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정 안 되면 이걸로 라도 후려쳐야겠다는 보호 의지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나 보다. 손바닥만 접었다 폈다 하는 승관에게 문 앞의 소년은 정중히 문을 두드렸다.

 

  “아- 고, 고마워. 안 그래도 곤란했는데”

  “할 일을 했을 뿐이야.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소년의 가슴엔 작은 은빛 브로치가 빛나고 있었다. 아까 그 애들이랑 똑같은 옷인 것 같은데. 그가 속한 기숙사를 상징하는 은빛 뱀이 똬리를 튼 채 혀를 날름거렸다. 승관이 유심히 들여다보자 그는 짝다리 짚고 있던 왼쪽 다리를 슬그머니 풀었다. 남들보다 더 푸른 머리에 짙은 눈썹을 하고 기장보다 좀 짧아 보이는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자신보다 작은 승관이 낯설었는지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 펴고는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이제 도착할 시간이야. 짐은 그냥 두고 가면 돼.”

  “아, 응. 신경써줘서 고마워. 이젠 내가 알아서 할 게.”

 

   승관이 정중히 거절하자 소년에게 언뜻 당황함이 스쳤지만 이내 본래의 차가운 얼굴로 돌아왔다. 그럼 나중에 보자. 담백한 인사를 건네고 문을 닫은 소년은 자신이 왔던 방향으로 다시 걸어갔다. 뭐 얼마 지났다고 벌써 창밖이 깜깜해진 건지, 조만간 도착함을 알리는 두 번의 경적소리가 기차 안을 뒤흔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못 물어봤네, 나중에 만나면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승관이 찜찜한 얼굴로 문밖을 서성였지만 이미 복도에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 막혀, 그 아이를 찾을 순 없었다. 다음에 만나면 아는 척이라도 해주겠지 뭐. 구겨진 망토 어깨를 탁탁 펴고 주머니에 있던 편지를 조심스레 트렁크 안으로 옮겼다. 그리곤 폭풍처럼 뒤섞어놨던 짐들을 다시 정리한 후 잠금까지 확실하게 마쳤다. 아, 배고파. 입학식 빨리 끝나고 밥 먹었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생각으로 뇌를 청소하고 있는 승관 앞에 툭하고 작은 샌드위치 뭉치가 떨어졌다. 누가 의자에 올려놨었는지 승관의 움직임에 부딪혀 떨어진 것 같았다. 오, 세상에 햄치즈 샌드위치잖아. 먹어도 되는 건가? 누가 찾으러 오면 어떡하지 고민하는 것도 잠시 예쁘게 포장된 껍데기를 벗겨내고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와, 진짜 맛있네. 이게 본토 샌드위치의 맛인가? 저녁 먹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승관은 그 큰 크기의 빵을 도착하기도 전에 죄다 먹어치웠다. 행복하다 행복해. 배가 부르자 마음이 고와지는 인간의 간사함에 탄복하는 사이, 기차 문이 주르륵 열리며 일학년들을 부르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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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해리포터 AU가 넘쳐났으면 좋겠다. 솔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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